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한 배우 최민식이 하소연했다. “내가 너한테 허락받아야 해요?”, “그럼 싸가지 있게 부탁을 하셔야지”라며 존댓말인지 반말인지 모를 말투로 상대방 기를 죽이는 ‘차무식’이었던 그에게 감히 누가 협박을? “아니, 일주일에 한편씩 공개하니까 사람들이 저한테 전화해서 그런 게 어딨느냐고, 기다리기 힘들다고 항의하더라고요. 결말을 알려달라고 협박하는 사람도 있었고요.” 그만큼 <카지노>가 많은 이들을 사로잡았다는 뜻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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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지난해 12월21일 <카지노> 1~3화를 한꺼번에 공개했을 때만 해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이 제법 있었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펼치기 전 차무식의 어린 시절과 젊은 시절 에피소드가 다소 늘어지듯 이어진 탓이다. 차무식의 대척점에 있는 인물 오승훈(손석구) 경감은 대체 언제 나오냐고 목 빠지라 기다린 시청자들은 5화 마지막에 가서야 스치듯 오 경감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대본을 보니 어린 시절부터 영어학원 하다가 불법 카지노에 손대는 상황까지 너무 길어서 다이어트(압축)가 필요하겠더라고요.
결과적으로 강 감독의 예상은 적중했다. 초반의 느렸던 전개에 이야기의 살과 속도감이 붙으면서 사람들은 점차 젖어들기 시작했다. 차무식에게 감정이입을 한 이들이 ‘무식이 형’이라고 부르며 애정을 드러내는 움직임도 생겨났다. 편법과 불법을 일삼는 카지노 업자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차무식의 매력은 ‘평범함’에 있어요. 단순한 빌런(악당)이면 망한다, ‘맞아, 내 주변에도 저런 놈 있어’ 하는 캐릭터여야 한다고 생각했죠. 엄마 앞에선 아들이고, 아내 앞에선 남편인 평범한 한 남자가 생존을 위해 어찌어찌 살다 보니 잘못된 일에 손대고 늪에도 빠지고 하는 모습을 그려보려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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